제 피부는 원래 이런 크림 종류를 쓰지 않아도 될 만큼 피지가 충분한 편입니다. 하지만 환절기에 필링젤을 썼다가 뺨 부분이 심하게 건조해지는 바람에, 집 앞 더페이스샵에 달려가서 크림을 찾게 되었습니다. 아이스플라워 크림, 카렌듈라 크림, 그리고 이 크림 세 가지를 손등 테스트해봤는데 아이스플라워는 매트한 오일프리 타입이고 카렌듈라 크림은 너무 끈적이더군요. 유분기 있으면서 깔끔하게 발리는 느낌 때문에 이걸 골랐어요. 물론 4,900원이라는 가격도 선택에 한몫 했습니다. 저가브랜드 크림 종류 중에서도 최저가 아닐까 싶네요.
용기는 저가화장품답게 단순한 팟타입 플라스틱 용기입니다. 뚜껑과 몸체 크기가 똑같습니다. 미용성분 중에 쌀 추출물 1%, 쌀겨오일 0.1%, 세라마이드 0.05%가 들어 있다고 하고 레시틴도 있습니다.
질감이 좀 특이합니다. 딱 보기엔 윤기나고 진한 밤(Balm) 타입입니다. 하얀색 연고 같아요. 그런데 손가락으로 떠내서 바르면 얇고 가볍게 발립니다. 절대 무겁지 않아요. 별로 끈적이지도 않아서 여러 번 덧바를 수 있습니다. 수분감으로 촉촉한 타입이 아니라 얇은 기름막을 씌운 듯 매끄러워지는 타입이에요.
덕분에 건조하던 피부는 성공적으로 구제했지만 피지분비가 평소대로 돌아오고 나니 자주 쓸 일이 없네요. 그래서 핸드크림으로 쓰고 있는데 보습력이 좋습니다. 또 저는 손 한번 씻으면 줄줄 미끌미끌 씻겨내리는 핸드크림류를 싫어하는데, 이 제품은 쉽게 씻기지 않고 손등에 꽤 오래 달라붙어 있어요.
하지만 문제는 향입니다. 얼굴에 조금씩만 바를 때는 진하지 않은 평범한 화장품 향인데... 손에 듬뿍 바르다 보면 뭔가 알 수 없는 향이 나서 괴롭습니다. 들척지근한 식혜 건더기 냄새? 약간 상한 화장품 냄새 같기도 하고요. (제조일자는 구입일보다 고작 3개월 전인데 말이죠) 쌀 컨셉이 아니라 허브나 과일 컨셉으로 나와서 상큼한 향이었다면, 핸드크림으로 애용할 텐데요. 아쉽습니다.
피지가 많이 부족한 건성 분들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저도 가을, 겨울철에 건조해지면 다시 사용해볼까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