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시민모임은 "유럽 사설 검사기관(ICRT)에 의뢰해 시중에 유통되는 5개 업체 6개 자외선차단제의 SPF지수를 검사한 결과, 3개 업체 제품이 표시한 지수에 미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본지 9월 11일자 보도
SPF 숫자의 효과는 기준검사에서 요구하는 양만큼을 피부에 발랐을 때 나타나는 수치다. 즉, 이번 검사에서 표시 SPF 지수보다 낮은 수치가 나온 제품들은 식약청에서 심사할 때보다 적은 양이 사용됐음을 뜻한다. 같은 원리로, SPF 20도 두껍게 바르게 되면 SPF 30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다. SPF 50 의 적정량의 반을 바른다고 SPF 25의 효과가 일어나는 건 아니다. SPF 50을 적게 바르느니 SPF 15를 넉넉히 바르는 게 더 나을 수 있다.
자외선 차단제의 적정량은 과연 얼마일까? 얼굴의 경우는 최소한 티스푼 4분의 3 이상을 발라야 제품에 표시된 SPF 지수만큼의 차단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은 SPF 지수와 자외선 차단효과와의 상관관계이다. SPF 50이라고 표시된 제품이 측정 결과 SPF 35~40으로 나온 것을 보면 자외선 차단효과가 최소 20% 이상 떨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SPF 30의 자외선 차단효과는 96.5%, SPF 50은 98% 정도로, 실제 자외선 차단효과의 차이는 1.5%에 불과하다.
"SPF 지수가 자외선 차단시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고 놀라는 분도 있을 것이다. SPF 지수를 "SPF 20×15분=300분 차단" 식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SPF 지수는 자외선 차단의 양적인 개념으로 봐야 더 정확하다. 즉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지 않는 상태와 비교할 때 SPF 20은 자외선을 20분의 1 만 피부에 닿도록 해주는 것이다. 절대 300분이 될 때까지 피부가 자외선으로부터 안전해지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왜 수퍼에서 파는 얼굴과 몸 모두 사용할 수 있는 120mL의 자외선 차단제는 만원인데 백화점의 30mL 자외선 차단제는 5만~10만원이나 할까? 백화점 브랜드 자외선 차단제에는 항산화 성분, 미백성분 등 스킨케어적인 요소와 함께 부드러운 사용감이나 은은한 플로랄향이 저가제품보다 우위에 있을 순 있다.
하지만 자외선 차단성분이 더 우수할거라는 선입견은 버리는 게 좋다. 백화점에서 파는 랑콤, 병원용의 라로슈포제, 약국용 비쉬와 화장품 전문점에서 구입할 수 있는 로레알의 자외선 차단제 가격은 모두 다르지만 유효성분은 같다. 왜? 모두 동일한 회사 제품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