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까지는 히라가나와 가타카나 구분도 못하던 제가 어찌어찌, 올해 네 번 일본엘 다녀 오게 되었습니다. 화장품 매니아의 숙명이 그렇듯, 갈 때마다 도쿄 도청은 안 가도 마츠키요와 선드러그는 가는 그런 여행이 되었고, 나가사키와 니이가타와 교토의 드럭스토어 탐험이 여행의 주가 되는 그런 뭔가 이상스런 여행이 되고 말았습니다만.
그런 와중에서 세 개던가, 구입한 제품입니다. 갈 때마다 거의 하나씩 구입한 셈인데요. 그만큼 마음에 들었다는 얘기겠지요.
꽤 전부터의 트렌드겠습니다만 투명감 있고 촉촉해서 글로스 느낌이 나지만 발색은 괜찮은 립스틱이 대세이던 와중에 시세이도 마키아쥬, 가네보 테스티모, 그리고 AUBE 를 테스트해 본 결과 제게는 요 녀석이 제일 잘 맞더라구요. 물론 AUBE는 '늘' 20% 이상 세일을 하고 있지만 마키아쥬는 건방지게스리 절대 세일을 안한다는 문제도 있었지요. 이토 미사키는 정말 눈이 튀어나오게 예쁘긴 하더이다만.
일본 립스틱들이 확 튀는 색상보다는 피치 핑크나 베이지 핑크 계열의 자연스럽고 무난하면서도 어딘가 고급스러워 보이는 색상에 강세를 나타내는데 이 제품도 예외는 아닌 것 같습니다. 제가 구입한 것들 대부분이 그런 계열이네요. 전 브라운 립스틱은 별로 안 어울려서 손을 안 댔지만요.
촉촉하고 투명감이 있으면서도 그런 것치고는 지속력도 발색도 우수한 편입니다. 30대에 들어서고 보면 글로스가 부담스러워지는 때가 많지 않습니까? 그렇다고 매트한 립스틱도 싫고, 투명감은 살아 있으면서도 안색을 살려 주는 립스틱이 필요해질 때 참 요긴한 제품입니다.
별 하나를 뺀 이유는 한국에서 구하기 어렵고 세일 전 가격이 3천엔으로 별로 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