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메이커닷컴(http://ifacemaker.com)의 운영자이자 뷰티칼럼니스트인 이나경씨는 다수의 여성 잡지에 미용 칼럼을 연재하고 있으며 조선일보에 '안티뷰티'라는 타이틀로 화장품과 피부관리에 대한 기존의 상식을 뒤집는 매우 흥미로운 뷰티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사람들이 피부 트러블에 대해 화장품으로만 해결하려고 하는 것을 바로잡고자 하는 것이 글을 쓰는 목적이라는 그녀는 제일 먼저 화장품으로 해결할 수 없는 한계를 알아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대부분 피부의 구조에 관한 전반적인 지식이 없기 때문에 피부 상태가 좋지 않으면 제일 먼저 어떤 화장품을 사용해야 하는가에 대해 생각을 해요. 얼굴이 까맣게 되면 화이트닝을 하고 피부에 주름이 생기면 링클케어를 해야 한다는 식이죠. 대개의 여성들이 잡지나 화장품회사를 통해 정보를 주입 받기 때문에 화장품을 사용하면 마치 피부의 조직과 신진대사에도 도움이 되는 것처럼 생각하게 되죠."
“피부트러블로 인해 심각하게 고민하시는 분들 중에는 화장품을 상당히 많이 쓰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어떤 분은 우울증이 심해 사람 만나기도 싫어하기도 하고 화장품을 보름 간격으로 바꾸는 경우도 있었는데 그런 분들은 실제로 피부가 거의 백옥이에요. 그러면서도 뾰루지 하나만 생겨도 세상이 무너지는 듯 걱정을 하죠. 그럴 땐 뾰루지 하나가 뭐길래 사람을 그렇게 만드나 싶어요.” 그녀는 화장품을 너무 많이 사용한다거나 잘못 사용해서 트러블이 생기는 경우를 많이 봐왔기 때문에 그럴 때는 차라리 화장품을 안 쓰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라고 어드바이스를 해주는 편이다.
‘거의 건드리지 않는 것이 기본’이라는 그녀의 피부 관리법은 매우 단순하다. “화장품은 그다지 많은 양을 사용하지는 않아요. 우리나라 여성들은 에센스나 아이크림에는 과감하게 투자를 하지만 세안제에는 인색한 편인데 저는 오히려 세안제에 신경을 씁니다. 저의 경우는 토너는 사용을 아예 안하지만 클렌져는 종류별로 갖추고 있어요. 피부가 푸석해진다거나 거칠어진다거나 그럴 땐 다른 여성들이 에센스나 기능성 크림을 사용하지만 저는 우선 세안제부터 바꾸고 세안으로서 피부가 좋아질 수 있도록 합니다.
그녀는 우리나라 여성들이 화이트닝에 이어 목숨 거는 ‘모공 수축’에 대해서도 화장품 브랜드들이 바르면 모공이 수축된다는 모공 에센스를 내놓고는 있지만, 타고난 모공의 크기를 화장품으로 좁힐 수는 없기 때문에 잘 씼고 대신 모공이 ‘작아 보이게끔’ 피부를 보송보송하게 표현하고 각질제거를 하는 것이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자외선 차단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자외선 차단제는 여름 뿐만 아니라 1년 내내 발라야 합니다. 대부분 끈적이는 것을 싫어해 조금씩만 바르지만, 바르면서 어느 세월에 다 흡수를 시키나 라는 생각이 들 만큼 많이 바르세요.” 많은 여성이 자외선 차단제 지수에는 신경을 쓰지만 그 적당한 양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더운 여름철엔 답답한 느낌이 싫어 적은 양으로 얼굴 전체에 얇게 펴바르는 경우가 많은데 얼굴 전체를 커버하기 위해서는 손바닥을 살짝 오그린 후 가운데 움푹 파인 부분에 차단제가 고일 정도로 부은 뒤 발라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외선 차단제를 바른 후 햇빛에 당당히 맞서는 멋진 모델들 모습은 화장품 포스터에서만 존재할 뿐, 실상은 물파스만을 바른 채 모기떼 밭으로 들어가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얘기다.
웰빙 열풍과 함께 자연,천연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자연친화 화장품이나 자연미용법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그녀는 화장품 회사의 농간에 넘어가지 말아야 한다고 단호하게 주장한다. “화장품은 원래 화학제품이기 때문에 순 식물성이란 있을 수 없어요. 식물성, 자연친화 컨셉을 갖고 있는 회사들이 늘 주장하는 것은 순 식물성 자연 화장품을 쓰면 피부가 보약을 먹는 것과 같은 효과를 준다고 말하지만 실은 근거가 희박해요”
또 녹두나 팥 같은 식재료을 이용한 자연미용법에 대해서도 난색을 표한다. 실제로 녹두나 팥과 같은 자연미용법도 의외로 트러블이 많다고 한다. 먹을 수 있는 식재료를 이용했기 때문에 안전할 것 이라고 생각하기 십상이지만 따지고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는 것이다. 팥을 예로 들면 팥이 좋은 것이 아니라 팥 안에 들어있는 사포닌 성분이 좋은 것인데 사포닌 성분은 피부에 좋을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마치 식물 그 자체가 내 피부 안에 들어온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므로 식물성이든 동물성이든 먼저 그 안의 어떤 성분이 좋은 것인지 먼저 그것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굳이 식재료나 천연성분을 이용한 무방부제 화장품을 만들어 사용하고 싶다면, 그 제품의 사용기간을 최대 1주일로 잡아야 안전하다고 충고한다.
너무 많이 씻지 말아라 피부가 건조하고 당기는 것은 너무 많이 씻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잘못된 세안이 피부를 민감하게 만든다. 자신의 피부에 맞는 세안제 하나만으로 끝내는 것이 좋다.
단계를 줄여라. 하지만 각 단계의 효과는 최대로 높여라 무조건 많이 바르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사용하는 목표가 분명한 제품만 사용한다.
옷처럼 입어보고 내 피부에 맞는 것을 찾아라 스킨-로션-에센스-크림 4단계를 모두 사용한다면, 오늘부터 한번 시도해보자. 아무 것도 안 바른 상태에서 이 제품을 딱 하나씩만 사용하는 것이다. 그리고 자기 피부가 어떻게 변하는지 알아보고, 최적의 효과를 보이는 제품이 무엇인지, 부족한 점은 무엇인지 체크한다. 그러다보면 다 바를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남들이 다 봤다는 효험이 내게 없다면 과감하게 포기하라 모든 사람의 피부에 좋은 제품은 없다. 아무리 유명해도 내게 맞지 않다면 포기한다.
바르지 않아서가 아니라 발라서 트러블이 생긴다 요즘 우리는 피부에 트러블이 생기면 ‘무슨 제품을 발라서 진정시키지?’ 부터 생각하지만 실제로 트러블이란 제품을 더 바르는 게 아니라 제품을 줄일 때 해결되는 경우가 더 많다.
계절에 따라 사용하는 제품을 바꿔라 아무래도 여름이면 피지 분비가 활발해진다. 여름에는 유분이 많지 않은 가벼운 제품을 사용해도 충분히 보습이 된다. 반면 겨울철에는 난방과 실내 건조 등 피부에 자극이 많다. 급격한 피부의 수분 증발에 방어하는 제품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