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그다지 많은 수입브랜드가 들어오기 전 “식물성 화장품” 의 대표주자는 시슬리였다. 백화점에 갈때마다 판매원들은 “저희는 순 식물성 브랜드예요. 제품은 100% 천연성분만 사용해요. 화학물질은 전혀 사용하지 않죠!” 라고 주장했었다. (석유에서 추출한 미네랄 오일도 천연이라면 천연이겠지만..언제부터 석유가 식물성으로 분류됬었지?)
하지만 지금은 시슬리는 식물성 화장품이란 명함도 못내밀만큼 수많은 식물 컨셉의 브랜드가 들어와있고 (페이스샵까지 천연화장품을 주장하는 지경이니;) 많은 식물성분들이 그 채취과정이나 재배단계에서 인공비료, 살충제등의 화학성분에 노출된다는 것이 알려진 이상 이제 단순한 식물성 컨셉은 주목을 받기 힘들게 되었다. 이런 보다 엄격한 기준에의 순수천연 화장품에 대한 갈망에 탄생한 것이 유기농 화장품.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환경친화적이기까지 하니 웰빙컨셉에 이보다 더 어울릴 수는 없다.
기본적으로 유기농 화장품이란 1. 인공색소, 향료를 쓰지 않는다 2. 인공 방부제(파라벤, 이미다졸리디닐 우레아) 를 사용하지 않는다
3. 광물성,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는다.
4. 식물성분은 경작시 화학 비료, 제초제,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는다.
5. 합성계면활성제(SLS) 을 사용하지 않는다
라는 기본적인 컨셉을 가지고 있다.
유기농 =식물?
화장품에서 유기농은 광물성, 동물성분을 배재한 성분을 이용한 것을 내포한다. 하지만 실제 유기농이라는 단어는 식물에만 허용되는 것이 아니다. 동물성 식품에도 얼마든지 씌여질 수 있는데 USDA 의 내츄럴 오가닉 프로그램에 따르면 “유기농” 이란 단어가 씌여진 씰은 NOSB (National Organic Standards Board ) 의 규정에 따른 성분 , 비가공 혹은 가공된 식품에만 붙여질 수 있다. 이 기준은, 가축사육시 유기농 사료만을 먹이며, 항생제, 성장호르몬, 인공조광, 인공사료의 사용, 유전자 조작, 우리에 가두어 사육하는 것을 금한다.
하지만 이 유기농 이란 단어를 화장품에 사용하는데에는 아직 아무런 법적인 제재가 가해진 상태가 아니다. 따라서 식물성 화장품과 마찬가지로 수 많은 유기농을 주장하는 화장품 회사들이 난립해 소비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유기농 화장품의 한 예를 들어보도록 하자. 화장품의 상자에 적혀져있는 화장품 성분 리스트는 함유량 순으로 적혀져있다. 언제나 제일 앞에 들어가는 성분은? 바로 물 (water) 이다. 크림이나 로션 같은 에멀전도 성분의 90% 가까이 물로 이루어져이다. (레티놀 같은 유효성분들도 시중에 나와있는 최고농도는 1% 미만이다) 물을 제외하고라도 유기농 브랜드, 식물성 브랜드의 제품에 마치 식물도감을 보는듯하게 길게 적혀져있는 성분들은 결국 나머지 10% 가 채 안되는 성분양안에 꽉꽉 채워져있다. 언듯 보아도 가장 물의 함량이 많은 토너로 보자면 98% 이상이 물이다. 이때 흔하디 흔하게 들리는 물대신 “유기농 성분” 을 사용한다면? 에센셜 오일을 증류법으로 추출하는 과정에서 남은 플라워 워터 혹은 유기농 과일즙을 물 대신 사용한 것이 수많은 유기농 화장품들이 자사 제품을 유기농으로 주장 하는 제일 대표적인 근거들이다. 하지만 과연 증류과정에서 소량 남게 되는 이 “유기농 식물성분’ 의 즙들이 화장품 성분내에서 큰 의미를 차지 할 수 있을까?
클렌저는 어떠한가? 유기농 성분임을 주장하는 수많은 브랜드들 역시나 “비유기농” 혹은 “화학”화장품 브랜드들이 이용하는 계면활성제나 알코올을 사용하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계면활성제 Cocamidepropyl betaine 를 예를 들어보자. 이 계면활성제는 비이온계로 생분해도가 높고 피부에 자극이 적어 피부에 자극을 줄 가능성이 높은 SLS(Sodium Lauryl Sulfate) 에 비해 스킨케어제품에 더 적합한 성분이다. 하지만 아무리 이 성분이 유기농으로 재배된 코코넛에서 추출되었다고는 한 들 Cocamidopropyl Betaine 자체를 유기농으로 분류할 수는 없다. 비유기농 성분으로도 얼마든지 만들 수 있기때문이다.
토너에서 유기농 자에서 추출한 천연 알코올이라는 에탄올은 SD 알코올의 자리를 대신한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말로 포장해도 알코올은 역시 알코올. 화장품에 있어서 알코올의 문제점은 살충제 잔여물의 유무가 아니라 함유농도에 따른 피부의 건조나 자극때문이다. 민감성 피부의 최선은? 당연히 알코올 프리 제품을 선택하는 것.
이렇듯 파해치면 파해칠수록 혼란스러운 유기농에 대한 정의 때문에 소비자들로 하여금 가장 기초적인 가이드 라인을 줄 수 있은 것이 바로 인증된 유기농 제품을 찾는것인데 이 인증기관이란 것도 수십개에 이르고 대부분이 사설기관이기 때문에 신뢰할만한 기관의 인증을 받는 것을 찾아내는 것또한 쉽지는 않다.
유기농 인증 화장품. 유기농 인증을 하는 기관은 꽤 여러곳이 있다. Soil Association (영국 토양협회), BDIH(독일 유기농 기업 연합단체 USDA ORGANIC (미국농무부) ECOCERT (국제연합) Biological Farmers of Australia (BFA, 호주) 등이 대표적. 여기서도 주의해야할 점이 있다.
1. 유기농 화장품브랜드 가운데에서도 제조하는 모든 화장품에 다 인증을 받는 것이 아닌 경우가 많다. 몇가지만 인증을 받은것임에도 모든 브랜드를 유기농으로 포장하는 브랜드는 부지기수. 그러므로 브랜드 명만 보고 선택을 하고자 한다면 그 브랜드가 전제품 모두 인증을 받았는가 혹은 몇몇 제품만이 인증을 받았는가를 확인한다.
2. 유기농 인증기관에서 그 제품에 사용된 전 제품의 성분을 유기농으로 승인을 받은것과 인증된 성분(인증을 받은 농장에서 공급받은 성분) 을 포뮬레이션 일부에 사용했다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다. 인증을 받지 못한 성분도 함께 포뮬레이션에 배합되어있다면 유기농이라고 부를수는 없다. 하지만 유기농 화장품임을 주장하는 브랜드들 가운데 상당수가 유기농 성분의 부분 배합만으로 유기농 화장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농무부는 유기농에 대해 4가지 단계를 제시하는데 70% 이하의 유기농 함량은 유기농제품으로 주장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3. 대부분의 인증기관은 국가 혹은 정부 기관이 아니라 사설기관들이다.
4. 유기농성분 인증이 유기농 화장품 인증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5. 화장품을 관할하는 한국의 식약청, 미 FDA 어디에도 유기농 화장품에 대한 공식적인 규정절차가 없다.
미 농무부 인증 유기농 화장품?

USDA Organic 씰은 2002 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이 마크는 성분의 95% 가 유기농임을 뜻한다.
초기엔 USDA Organic 씰의 사용범위가 관대했었다. 바디로션등의 퍼스널 케어제품, 다이어트 식품, 유제품, 화장품, 펫푸드, 섬유등에 그 씰을사용하는 것을 허락하였다. 하지만 그 때에도 식품과는 달리 유기농 재료와 그 외의 다른 재료를 이용해 “가공” 의 과정을 거치는 일상생활용품들은 NOSB(National Organic Standards Boards) 가 내세운 엄격한 통제를 받지 않고도 이 USDA Organic 씰을 사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3년이 지난 후 우후죽순격으로 사용되는 이 씰이 소비자들로 하여금 이 제품들이 “정부가 인증한 유기농 제품” 이라는 잘못된 인상을 줄 수 있다고 판단2005 년 미 농무부, 는 퍼스널 케어 제품과 화장품에서 USDA Organic 마크를 지우라고 요청했다. 이에 유기농 화장품 제조사와 유기농 소비자 조합은 미 농무부를 제소하기에 이르렀고 결국 미 농무부는 방침을 번복, 규정에 통과하는 성분을 사용하는 한 화장품 회사가 USDA Organic 씰의 사용을 인정하는 것으로 방침을 바꾸었다. 하지만 유기농 화장품에 대한 미 농무부의 입장은 확고하다.
“공인인증 씰의 허가 목적은 식료품업자들의 유기농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서이다. 우리가 검사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식품과 원재료의 사육, 경작의 관점에서일뿐 화장품의 제조가 아니다. 우리는 화장품을 검사할 권한도 없을 뿐더러 화장품에 대해 아는 것도 없다. 화장품에 대한 검사와 규제가 이루어지는 곳은 FDA (Food and Drug Administartion) 이다. (그리고 미 FDA 는 유기농 화장품에 대해 정립해놓은 규정이 없는 상태이다. )
유기농 화장품 = trouble-free?
많은 화장품에 트러블을 일으켜온 소비자들에게 유기농 화장품의 등장은 지금까지의 피부트러블 문제를 해소시켜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게 한다. 하지만 일부 파라벤종류의 방부제, 혹은 인공향으로 인한 트러블을 경험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유기농 화장품이 반드시 피부트럽을 일으키지 않는다고 말할 수는 없다. 오히려 천연방부제 (구연산, 포도씨, 비타민 E..) 의 방부효과의 한계로 인해 식물성분이 대부분으로 이루어진 성분의 부패가 빨리 진행된다면 오히려 더 큰 트러블을 유발할 수도 있다. 방부제 파라벤을 대체하기 위하여 에탄올을 방부제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아무리 감자 등의 식물에서 추출한 천연 알코올이라 할지라도 파라벤이 할 수 있는 강도의 방부효과를 얻기위해선 많은 양이 사용되어야하며 결과적으로 파라벤으로 인해 나.타.날.가.능.성.이.있.는 극.소.수의 트러블 가능성 보다 훨씬 더 높은 트러블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다른 내츄럴 코스메틱과 마찬가지로 많은 여성들이 식물 성분 그 자체에 예민함을 나타나기 때문에 이런 여성들은 오히려 천연소스로도 얻을 수 있는 성분을 인공적으로 합성한 형태로 사용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
화장품 성분에서의 안전성은 유기농이냐, 식물성이냐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FDA, 식약청등의 안전성 테스트를 통과함으로써 공인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FDA 에서는 화장품 성분에 있어서는 안전성 테스트를 의무화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화장품 성분으로 사용되는 1만가지 이상 성분가운데 90% 가까이가 이 테스트를 통과하지 않은상태이다.
FALSE ALARM : 파라벤은 과연 위험한가?
천연/유기농 애호가들의 파라벤에 대한 공포감 조성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파라벤이 무엇이며 과연 과연 내일아침이라도 우리몸에 암세포를 무럭무럭 키울 정도의 유해한 성분인지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파라벤은 화장품뿐만 아니라 약품, 식품등에 널리 사용되는 방부제로 곰팡이등의 발생, 서식을 막는 역할을 한다.
파라벤-포비아 들은 “봐라! 화장품이 3년이나 지나도 썩지않는 것을! 얼마나 독한 방부제를 넣었으면 그러하겠는가!!!: 라고 말한다. 얼마전 3LAB 이 잡지 부록으로 뿌린 샘플에서 곰팡이가 다량발생하자 회사측에서는 유기농 야채를 예를 들며 “화장품이 손상되지 않게 하기위해선 방부제를 쏟아부으면 되는 간단한 일이었지만 넣지 않았기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사건을 우리 회사에 대한 신뢰로 보아달라” 고 하는 어처구니 없는 해명문을 써놓은 일이 있었다. 엄밀하게 말해 화장품이라고 방부제를 “쏟아붇고” 있는 것은 아니다. CIR (Cosmetic Ingredient Review Expert Panel) 는 파라벤은 화장품 성분으로 25% 함량까지 피부에 안전하다고 발표를 하였지만 일반적으로 화장품의 제조에 있어서 파라벤의 사용은 0.03%~0.3% 에 불과하다. 파라벤의 안전성에 대한 연구는 어떠한 종류의 방부제에 비해 가장 심도있는 연구가 이루어져있고, FDA (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역시 파라벤은 피부에 직접 사용할 수 있는 방부제중 가장 피부위험성이 적은것들중 하나로 분류하고있다. (적어도 제대로 방부제를 집어넣지 않아 언제 곰팡이가 뭉글뭉글 피어오를지 모를 화장품보다야 안전하지 않겠는가! )
파라벤이 직격탄을 맞은 것은 유방암 유발보도때문.
최근 유방암의 조직 20개에서 모두 파라벤이 검출되었고 그 원인으로 데오도란트와 지한제 (anti-perspirant) 가 원인 (서양여성들은 거의 대부분 이 제품을 사용하고 남성들은 겨드랑이 털로 제품침투가 힘드니 이것이 여성의 가슴까지 전달되었을것이라는 추정) 으로 지목받았다. 하지만 미국 암협회 (American Cancer Society) 는 공식적인 답변을 통해 데오도란트의 사용과 암유발 가능성에 대한 어떠한 연구결과가 나온 것이 없다고 밝혔고 실제로 이 유방암을 앓고있는 여성들이 1. 데오도란트나 지한제를 실제로 사용하는 여성인지, 2. 제품에 파라벤이 함유되어있는지 3. 암의 가족병력을 가지고 있는지 4. 파라벤이 정상적인 조직에까지 확산되어있는지 암조직에만 들어있는지 등 다른 기본적인 의문조차 명확하게 밝히고 있지 않다.
만약 파라벤 대신 방부제로 적절한 성분 (구연산, 비타민 E 등의 천연 항산화성분들, 에센셜 오일들) 을 사용한 제품의 선택을 선호한다면 그것도 화장품 선택의 하나가 될 수 있다. 마치 미네랄 오일이 들어있지 않거나 인공향/색소를 집어넣지 않은 제품을 선택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하지만 파라벤이 함유된 제품을 모두 쓰레기통으로 내다버리는 것은 너무나도 성급한 판단이다.
미디어에서 뭔가 한건을 터뜨리기만 하면 소비자 단체들은 “어떻게 사람들이 매일 쓰는 화장품성분에 이러한 위험성분을 마구잡이로 넣을 수 있는가!!!” 라고 분통을 터뜨리지만 앞서 언급했다시피 화장품 성분의 90% 는 안전성 테스트를 거치지 않고 있지만 (자연주의자들이 그렇게 완소하는 유기농 야채성분들도 여기에 포함된다) 파라벤은 이미 수십년전부터 수많은 테스트가 이루어져오고있으며 안전성에 있어서 합격판정을 받은 극히 소수의 화장품 성분중 하나이다. |